일러스트레이션 권기령 기자 beanoil@donga.com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영국의 성직자 겸 경제학자인 토머스 맬서스는 1798년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맬서스의 함정’ 이론을 발표했다. 농업 생산력의 증가가 폭발적인 인구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이 곧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이 그 주요한 내용이다. 즉, 인구 증가가 식량의 문제로 인해 제한받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이론은 우리가 농작물을 키우는 대지의 기운이 인류의 인구 증가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근본적인 회의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맬서스의 생각은 다른 자연 자원에도 적용된다. 1980년대 중반 정설로 받아들였던 ‘화석연료는 십수 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는 다소 공포스러운 예측 또한 이러한 맬서스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인류는 이러한 문제를 신기술 개발을 통해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추해 내는 노력으로 극복했다. 여전히 기아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는 많이 있지만 절대적인 식량의 양이 부족하다기보다는 분배의 문제라고 보는 편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풍족해진 우리의 식탁은 대기 환경적 관점에서 어떻게 보아야 할까?
요즘 미국 캘리포니아산 농산물을 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캘리포니아는 농업으로 올리는 수입이 2018년 한화 60조 원으로 집계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된 농업 지역이다. 샌와킨밸리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내륙 농업 지역은 새크라멘토에서 베이커즈필드까지 약 500km에 이르는 긴 구간이다. 누구든 이 지역을 가로지르는 99번 주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농경지의 규모에 압도된다. 이렇게 고도로 산업화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지하수 사용으로 인해 이 지역의 땅은 연간 25cm씩 꺼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에 더해 농업 활동을 위한 중장비의 사용 및 과도한 비료 사용으로 인해 이 지역의 대기 질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인류가 이룩한 기업형 농업은 맬서스가 걱정했던 ‘대지의 기운’의 한계를 극복해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대기오염으로 노약자, 특히 어린이들의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의 증가를 가져오고 있다. 더 넓게는 지구 온난화 등 지구적 환경 문제 또한 유발하고 있다. 당장의 해결책처럼 보이는 방법들이 장기적으로 어떤 부작용을 가져올지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이유다.
김세웅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skim.aq.2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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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5,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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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생산의 한계 넘었더니 찾아온 문제[김세웅의 공기 반, 먼지 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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